[리뷰] 절제된 기교·우아한 화음으로 관객 홀린 무티와 빈필

입력 2021-11-17 16:57   수정 2021-11-17 23:41


명불허전이었다. 지난 1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빈필하모닉&리카르도 무티’ 음악회(사진)의 마지막 선율이 멎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빈필은 이틀 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첫 공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첫 공연에서는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교향곡을 들려줬다. 이날은 달랐다. 빈필의 색채와 이탈리아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의 강점을 아우르는 작품을 골랐다.

빈필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4번으로 음악회 시작을 알렸다. 화려하고 웅장한 빈필 사운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레퍼토리다. 무티의 절제력이 돋보였다. 지휘봉을 천천히 저으며 단원들을 엄격하게 통제하는가 하면 때때로 맨손을 흔들며 단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했다. 관객과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듯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어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요정의 입맞춤’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마치 관객을 동화 속으로 끌어당기듯 환상적인 기교를 선보였다. 주선율이 고요히 연주되는 가운데 현악기 수석들이 합주하고 첼로와 하프, 클라리넷이 앙상블을 빚어냈다. 음표들이 허공에서 군무를 추는 듯했다.

2부에서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멘델스존의 교향곡 4번(이탈리아)은 무티의 강점이 가장 잘 드러난 무대였다. 절제된 기교와 우아한 화음으로 관객을 홀렸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이탈리아 교향곡 4악장에서 무티는 격렬한 합주에 주선율을 얹어 곡에 입체감을 부여했다”며 “노장의 에너지가 아찔하게 분출된 순간이었다”고 평했다.

앙코르까지 완벽했다. 무티는 관객의 환호에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중 서곡을 들려줬다. 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 출신답게 드라마틱한 화음을 선사했다. 허명현 평론가는 “노래만 들어도 오페라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무티는 섬세하게 지휘했다”고 호평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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